4년째 수출 부진에 제조업 직격탄..기업 32% 이자도 못낼판

제조업 매출 성장률 첫 마이너스

한국 제조업의 위기는 구조적 늪에 빠진 수출 부진에서 비롯됐다. 2012년부터 시작된 수출 부진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9월까지 수출액은 6.6%가 줄었다. 대표적 수출 효자품목인 휴대폰(-20.2%), 가전(-14.4%), 철강(-11.1%)의 감소 폭은 전체 감소율을 웃돈다. 선박(-6.7%)과 자동차(-6.2%) 수출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유가 하락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석유제품(-36.3%)까지 포함하면 주력 상품들의 수출 감소세는 더 커 보인다. 기업들의 재고가 늘고 있고, 최근 3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로 평가받는 대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한은, 제조업 부진 이유로
환율 상승·원자재값 하락 꼽지만
경쟁력 약화 경고음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은 짙어졌다. 제조업의 부진은 경제 성장이나 일자리, 소득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적지 않다. 한국은행은 ‘수출부진→제조업 위기’의 원인을 환율과 원자재값 하락 등에서 찾았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1053원으로 올해(1124원)보다 낮았다. 같은 물량을 수출해도 기업의 수중에 떨어지는 돈이 적어진 것이다. 수출 부진이 제조업 매출에 미치는 효과는 숫자로 확인된다. 전해에 13.9% 감소한 수출액이 28.3% 급상승한 2010년에는 제조업 매출이 높은 성장(18.5%)을 기록했다. 2011년(수출증가율 19.0% : 매출증가율 13.6%), 2012년(-1.3% : 4.2%), 2013년(2.1% : 0.5%)에도 수출과 제조업 매출의 상관관계는 어느 정도 유지됐다. 한국과 달리 미국과 일본은 지난해 제조업 매출이 각각 2.4%와 2.8% 증가했다.

2009년 이후 5~6%대를 유지하던 한국 제조업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4.2%로 떨어졌다.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에 더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수출 내지 매출 부진 배경에는 세계시장에서 한국 제품을 밀어내는 중국 업체들의 부상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3~5위에 오르면서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조선업은 이미 2008년에 중국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앞으로 수출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한은이 지난달 외부감사 대상 법인 3065곳을 표본조사한 ‘2분기 기업경영 분석’을 보면, 제조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5.7% 감소했다. 올해도 제조업 매출이 뒷걸음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조업의 총자산 증가율도 2013년 5.6%에서 지난해 4.0%로 떨어졌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조업 부진에는 중국 업체들의 시장 잠식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양산업으로 불리던 섬유산업이 최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사례 등을 보면 제조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성장성 지표는 악화됐지만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2013년 141.0%에서 지난해 134.5%로 낮아졌다. 자기자본비율은 같은 기간에 41.5%에서 42.6%로 올라갔다. 저금리 덕에 재무 건전성은 다소 강화된 것인데, 기업들이 성장보다는 안정이나 현상유지에 무게를 둔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기업 비중이 32.1%로 0.8%포인트 증가했다. 차입금이 없는 곳 등을 뺀 26만여곳이 분석 대상인데, 8만3000여곳이 이런 처지였다. 영업적자로 이 비율이 0% 미만인 기업도 26.5%로 1.1%포인트 증가했다. 부실 기업 또한 늘어난 것이다.

출처: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51027195110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