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ㆍ저축관리 자녀 스스로…`부자 DNA` 전해주세요

 

●우리아이 부자로 키우기

 

서울 청담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여 · 42)는 얼마 전 자신의 가게에서 다른 학부모를 만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학교 일을 의논했다. 이야기를 마치고 나서 최씨는 카운터 종업원에게 "찻값이 얼마냐"고 묻더니 자신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 지불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아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엄마가 사장인데 찻값을 왜 내느냐"고 물었다. 최씨의 대답은 간단했다. 사장이라고 해서 차를 공짜로 마시면 가게는 그만큼 손해를 입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었다. 최씨의 행동은 일차적으로는 경영자로서 원칙에 따른 것이었지만 교육적인 의도도 담고 있었다. 그는 "사장과,사장이 운영하는 법인은 서로 별개라는 것을 아직 어린 아들이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실생활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경제의 기본 원리를 깨우쳐 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자녀를 부자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거액의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자녀를 부자로 만들어 줄 수 있을 정도의 재산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최씨의 사례처럼 어려서부터 자녀에게 경제 원리를 가르쳐 주고 돈에 대한 관념을 심어주면 많은 재산을 물려주지 않아도 자녀를 부자로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용돈은 필요액보다 모자라게

 

전문가들은 자녀 경제교육의 첫 단계로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고 용돈 기입장을 쓰도록 할 것을 권한다. 이때 용돈은 자녀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액수보다 다소 부족하게 주는 것이 교육적인 측면에서 좋다.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지출을 통제해 가며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용돈 중 얼마를 쓰고 얼마를 저축하라는 식의 가이드라인을 정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자녀의 소비생활에 지나치게 관여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자녀가 용돈으로 불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너무 비싼 물건을 살 때는 그런 물건을 사지 말라고 타이를 것 없이 일단은 내버려둔다. 다만 자녀가 용돈이 부족하다며 돈을 더 달라고 할 때는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 돈이 부족해져 곤란해진 상황을 자녀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다 보면 자녀는 돈을 적절하게 관리해 가면서 써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절약에 대한 인센티브를 거는 것도 좋다. 만약 용돈을 다 쓰지 않고 남기면 남은 용돈만큼을 부모가 더 얹어서 자녀의 통장에 넣어주거나 다음달 용돈을 올려주는 것이다. 자녀가 용돈 액수를 올려달라고 할 때는 협상을 통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 먼저 용돈 기입장을 가져오라고 해서 지출 내역을 살펴본 뒤 불필요하게 쓴 부분은 없는지를 살핀다. 낭비성 지출이 발견된다면 씀씀이부터 줄이라고 얘기한다. 용돈을 올려달라고 하는 이유가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적당한 선에서 용돈을 늘려주면 된다.

 

◆저축 · 투자 습관도 어릴 때부터

 

저축하고 투자하는 습관도 어릴 때부터 길러주는 것이 좋다. '어린이 적금'이나 '어린이 펀드' 등의 특화상품은 그에 걸맞은 부가 서비스가 제공되고 펀드 운용보고서도 일반 보고서보다 쉽게 설명돼 있어 투자 교육을 시키기에 안성맞춤이다. 어린이라고 해서 어린이 특화상품에만 가입할 필요는 없다. 일반 예 · 적금과 펀드도 부모와의 친권 관계만 확인되면 자녀 명의로 가입할 수 있다. 자녀 앞으로 가입한 예 · 적금과 펀드는 순전히 자녀 스스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물론 부모가 학자금 마련 등을 위해 자녀 명의로 적금이나 펀드를 들어 놓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통장 한두개 정도는 자녀가 부모의 간섭 없이 관리하게끔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게임기 같은 고가의 물건을 살 때도 부모가 그냥 사 주기보다 자녀 스스로가 목돈을 만들어 사는 연습을 시키라고 권한다. 예를 들어 15만원짜리 물건을 자녀가 사고 싶어 한다면 한 달에 2만5000원씩 6개월간 적금을 넣어 구입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는 "스스로가 애써 모은 돈으로 물건을 사도록 하면 돈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할 수 있고 저축과 투자를 통해 목돈을 모으는 기쁨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부 통해 '존경받는 부자'로

 

단지 돈이 많은 부자가 아니라 존경받는 부자가 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조형숙 중앙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자녀에게 경제교육을 시키는 것은 단지 돈을 많이 벌게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자기가 가진 것을 남에게 베풀 줄도 아는 아름다운 부자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녀에게 적은 돈이라도 기부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포브스가 역사상 최대 부호로 꼽은 미국의 록펠러 집안은 자녀들에게 용돈의 3분의 1을 반드시 기부하도록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천 대표는 "내가 아는 한 부자는 과거 반지하 월셋방에 살 때부터 소득의 일부를 기부에 썼다"며 "남부럽지 않은 부자가 된 지금 자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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