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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민 바이미닷컴 대표 "매경이코노미 기사에서 아이디어 얻어"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디자인 인력 배출이 많지만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려면 위험부담이 크고 비용도 많이 들어요."
바이미닷컴은 일반 오픈마켓과 달리 디자인을 자유롭게 사고파는 공간이다.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디자인에 가격을 매겨 올린다. 구매자는 맘에 드는 상품과 디자인을 고른다. 이니셜이 들어가도록 하거나 자신이 스스로 편집해 상품을 완성시켜 주문한다. 바이미닷컴은 디자인을 적용할 만한 머그컵, 티셔츠, 쿠션 등 180여종의 기본 제품을 구비하고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제작한다. 주문 후 제작에 들어가니 재고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디자인 유통 중개모델을 개발한 서정민 바이미닷컴 대표(30)는 일찍부터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2005년 첫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아이템은 여성들을 위한 '핑크캡'이라는 택시사업이었다. 안전하게 귀가하려는 여성들을 위해 운전자도 승객도 모두 여성으로 된 여성 전용 택시사업을 하려고 했던 것. 기획도 탄탄했고 수요도 높았다. 모바일 서비스도 준비했고 유니폼 디자인도 나왔다. 투자자도 쉽게 모았지만 결정적으로 시에서 인가를 받지 못했다. 1년 동안 준비해온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접는 뼈아픈 경험을 하며 그는 "내가 스스로 위험관리를 하고, 끝까지 컨트롤할 수 있는 사업아이템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2~3개월 동안 아이템을 찾다가 우연히 매경이코노미에서 '세계적으로 영업이익이 높은 사업 5가지'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당시 3위에 올랐던 사업이 공모전에서 선발된 디자인으로 티셔츠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이었다. 국외에서도 이제 막 시작인 사업이었고, 국내에는 아예 없는 사업모델이라 '이거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한번 사업을 준비했던 경험이 큰 사업 밑천이 됐다.
바이미닷컴은 창업 1년 만에 2000명이나 되는 디자이너를 확보했다. 구체적인 매출은 투자 문제로 공개를 꺼렸다. 그러나 그는 "지난 6개월 동안 200%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고 귀띔했다. 최근 사업성을 인정받아 벤처캐피털 소프트뱅크에서 3억원을 투자받았다. 포털이나 대형오픈마켓과 사업제휴도 진행 중이다.
◆ 오정석 엠푸드 대표 "발효식품 전문기업 꿈꿔요"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세 가지라고 가정하면, 그 세 가지에 모두 파란불이 들어왔을 때는 이미 늦었다고 하더군요. 저는 더 늦기 전에 특허출원 기술만 갖고 무작정 사업에 뛰어들었어요."
오정석 엠푸드 대표(37)는 지난해 12월 신화제약에 다니다 창업아이템을 얻었다. 미생물학을 전공했던 그는 신화제약 재직 중 한영환 동국대 교수팀과 '콜레스테롤 저하용 홍국쌀 생산 기술 습득 및 시장성 검토'라는 주제로 공동연구를 했다.
이 연구로 '혈당 강하 및 콜레스테롤 저감용 홍국 발효미'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했고, 오 대표는 사업을 위해 이 기술을 이전받았다.
"쌀 소비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오히려 기능성 쌀시장은 성장하고 있어요. 지금 쌀시장은 200억원 규모이지만 2012년에는 1000억원 규모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홍국쌀의 가능성을 읽었지요."
홍국쌀은 일반 쌀을 쪄서 홍국이라는 붉은 누룩을 접종해 발효시킨 쌀이다. 홍국은 중국에서는 고지혈증 치료 의약품이나 콜레스테롤 조절 기능성 식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건강보조식품이나 곡류효소식품 등의 형태로 판매 중이다.
그러나 홍국쌀이라고 다 같은 홍국쌀은 아니다. 홍국균만 해도 20종이 되는 데다 배양 조건에 따라 품질도 달라진다. 어떤 제품은 발효가 아닌 코팅을 해서 판매한다. 오 대표는 품질 좋은 홍국쌀을 생산하기 위해 적합한 누룩만 골라 사용한다. 4주 동안 발효배양을 하고, 완전멸균 과정을 거친다. 식약청으로부터 기능성 쌀로 정식 인정받기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보수적인 유통망을 뚫는것은 쉽지 않았다. 직원 수가 적고 창업한 지 1년도 채 안돼 과거 납품 실적이 없으니 대형 유통업체의 MD를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대신 OEM 생산방식으로 현대백화점에 납품하고,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급식시장으로 진출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그는 농협 하나로마트에 곧 납품할 예정이라고 했다.
"엠푸드를 발효식품 제조기업으로 키워나갈 거예요. 시작은 홍국이지만 천연발효빵 특허도 내서 궁극적으로 미생물 발효를 활용한 제품들을 하나씩 선보이려고 합니다."
◆ 이용수 트라이디 대표 "세컨드라이프 뛰어넘는 가상세계 구현"
고교생 시절 PC통신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했을 만큼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이용수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 대표(31)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학 시절부터 3D 기술을 집중 연마했다. 웹페이지에 원하는 위치와 사이즈로 탑재 가능한 3D 기술, 10만명 이상의 동시접속자 간 교류가 가능한 멀티플레이 서버 등 독자기술을 확보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회사 이름도 3D에서 따온 트라이디였다.
기술이 뛰어나다 보니 창업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03년 9월엔 소프트뱅크로부터 3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4년 첫 프로젝트인 가상현실 공간 '퍼피레드(www.puppyred.com)'가 탄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컨드라이프'와 출시 연도가 같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퍼피레드에 회원 가입하면 3D로 구성된 자기만의 방을 자유롭게 꾸밀 수도 있고, 친구를 초대해 함께 얘기할 수도 있다. 특히 가상세계에서 아르바이트해 '캐시'를 벌면 옷, 신발 등 각종 아이템을 살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게 회원 수 급증의 배경이 됐다.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에게도 '경제공부'에 도움된다고 소문이 났다. 퍼피레드는 출시 6년 만인 올해 초 회원 수 400만명을 돌파했다.
여세를 몰아 이 사장은 3D 서비스는 그대로 가되 연예인들을 커뮤니티의 주인으로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 스타들은 그간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수준의 팬 관리에서 벗어나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직접 조종하며 인터뷰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가상 패션쇼를 통해 아이템 판매도 할 수 있다. 트라이디는 여기서 발생하는 매출 일부를 나눠 갖는다는 계산이다. 더불어 지난해 조인트벤처 형태로 일본에 선보였던 '엔토모' 서비스를 이 대표가 직접 인수해 올해부터 경영 정상화에도 나선다.
이용수 대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가상세계 육성 지원사업'의 수행업체로 선정돼 약 10억원의 투자를 추가로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C2TOWN(씨투타운)'이란 이름으로 내년 2월 가상세계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일반기업들이 입주해 영업하는 가운데 트라이디는 앱스토어처럼 중개만 하고 수수료를 받는 식의 수익모델로 자리 잡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최미선 CH인터내셔널 대표 "옷값 거품 빼고 디자인 특화 '대박'"
유난히 매서웠던 IMF 외환위기 시절.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패션 유학을 다녀온 20대 아가씨가 신용보증기금 창구 문을 두드렸다. '월급 100만원 내외를 받는 20~30대 직장인들이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예쁜 옷을 파는 가게를 만들고 싶다'란 계획이 전부였다. 당시 대출 심사를 맡았던 직원은 가족 상황이며 인생 내력 등을 캐묻더니 아주 좋은 조건으로 4000만원을 대출해줬다. '정말 간절하게 하고 싶어 하는구나'란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때 자본금 4000만원짜리 회사가 10여년 만에 한국은 물론 프랑스에도 독자 브랜드를 출시하며 연매출 4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최미선 CH인터내셔널 대표(38) 얘기다. 처음 대출받아 90년대 말 경기도 안산에 차렸던 가게는 문을 열자마자 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좋을 때는 하루 매상이 700만원도 넘었다. 하지만 최 대표는 뭔가 아쉬웠다. 도매상에서 옷을 떼어다 파는 것이 아니라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다. 이때 동대문시장에서 최고가 되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 메리제인스토리란 브랜드는 이렇게 탄생했다(2003년). 하지만 쉽지 않았다. 처음 2년 동안은 초기 투자금도 위협받을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디자인은 물론 '적기공급'이란 유통의 중요성에도 눈을 떴다.
이후엔 탄탄대로였다. 우선 메리제인스토리가 대박이 났다. 하루 매출이 1억원을 넘길 때도 있었다. 프랑스 패션업계 인사의 눈에 들어 2007년엔 마흐디주디(Mardi jeudi)란 브랜드로 프랑스에도 입성했다. 최근엔 서울 명동 '레벨5'에 '제인하우'란 이름의 별도 브랜드도 출시해 매장 내 매출 5위권에 들었다. 더불어 서울 신사동에 멀티숍과 카페, 사무실이 한자리에 있는 '프로젝트민트'를 열며 사세를 더욱 확장했다. 최 대표는 "아직멀었다. '자라'의 매출이 22조원이란 말에 오히려 도전 의식이 생긴다"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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