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빚만 없으면 행복할 것 같아요. 대출금 이자로 매달 목돈이 나가니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 돈이 모이질 않아요. ‘나중에 집이라도 남는다’ 셈 치고 버티고 있긴 한데, 회사에서 언제 잘릴지 모르고 이자 갚는 것도 버거워요. 과연 죽기 전에 빚을 다 갚을 수 있을까요.”(50대 회사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점점 떨어지고 ‘집값 올랐다’며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니까 안 살 수 없었어요. 하지만 몇억씩 빚을 져가며 집을 산 게 과연 잘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아이들 교육비 때문에 더는 줄일 생활비도 없는데, 앞으로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턱 막히네요. 이러다 금리가 오르거나 집값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이에요.”(40대 가정주부)
‘빚 공화국’ 국민은 알고 보면 빚더미인 내 집에 누워 오늘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최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1분기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총 1223조6700억 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로도 가계부채 증가세는 계속돼 연말에는 1300조 원을 돌파하리란 전망까지 나온다. 7월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73조7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6조3000억 원 늘었다. 월간 증가액만 보면 전월 대비 2000억 원 줄었고 지난해 7월과 비교해도 1조 원 감소했지만, 2010~2014년 7월 평균 금액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치다.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은 바로 주택담보대출. 8월 현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6조6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5조8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월간 증가액 또한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 가계대출 가운데 마이너스통장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 대출 잔액은 166조1000억 원으로 5000억 원 늘어났다.
결국 8월 1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뿐 아니라 금융감독 당국도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 총재가 이처럼 단호한 어조로 가계부채를 지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금융계 반응이다. 그만큼 가계부채가 생각보다 심각하고, 또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자칫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 혹은 시한폭탄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가계부채의 절반가량이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것이다. 빚에 허덕이는 사람의 상당수가 빚내서 집을 산 경우라 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주요 원인으로 저금리정책과 부동산시장 활황을 꼽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3월 사상 처음 금리를 1%대인 1.75%로 내린 데 이어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지자 또다시 1.5%로 내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1년 뒤인 6월에는 1.25%로 사상 최저 금리를 선포했다. 기준금리가 낮아지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낮아져 연초만 해도 3%대를 유지하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현재는 연 2.65~2.92% 수준이다. 이렇게 이자 부담이 줄어들자 많은 사람이 무리해서라도 집을 구매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20년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금리 2.7%에 2억 원을 빚내 집을 샀다고 치면, 월평균 납부금(원금+이자)은 약 108만 원. 월평균 이자는 24만6000원, 총 이자는 5900만 원에 달한다. 물론 소득에 따라 월평균 납부금에 대한 부담은 각각 다르겠지만, 5월 통계청이 2인 이상 가구 월평균 소득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표본가구의 절반 이상이 월 소득 300만 원 이하였다는 점을 토대로 평균값이 아닌 중앙값으로 계산했을 때), 가구당 월 소득은 315만 원으로 집계된다. 결국 2억 원을 빚내 집을 샀다면 소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고정지출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많은 사람이 빚을 두려워하면서도 집을 사려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정부가 2014년부터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를 완화하고,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등 경기부양정책을 펼치자 날로 오르는 집값에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증도 작용했다. 심지어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추가로 대출받아 투자 목적으로 재개발 분양권을 매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한 재개발 전문 부동산 관계자는 “여유자금이 없어도 이자가 싸니까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분양권을 사는 사람이 많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사라졌지만 건설사가 대부분 이자후불제를 취하고 있어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2월 부터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은행 여신심사를 기존 담보 위주에서 대출자의 상환 능력 중심으로 전환해 심사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을 확대 실시하며 대출을 규제하고 있지만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1분기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에 비해 4.9%p 상승한 145.6%를 기록했다. 이는 가계의 가처분소득보다 빚이 1.5배가량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1분기 가계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처분가능소득은 4.1% 증가했다. 결국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소득 증가 속도의 2.8배에 달한다는 얘기다.
'스크랩_펌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월 전기료 ‘폭탄’ 9월엔 ‘핵폭탄’ (0) | 2016.08.26 |
---|---|
가장 중요한 노후 대비 재테크는 '자녀의 경제적 독립' (0) | 2016.08.26 |
내 개인정보로 돈벌이?…'3자 제공 동의' 덫 (0) | 2016.08.24 |
운전 중 카톡, 30~40m 눈 감고 달리는 셈 (0) | 2016.08.23 |
소득격차 더 벌어졌다…하위 20% 줄고, 상위 20% 늘어 (0) | 2016.08.22 |
스크랩 글이지만 도움이 되셨다면 ㅎㅎ 하단에 댓글 하나 부탁 합니다
방문하셨다면 위쪽 ♡ 공감 클릭 한번만 이라도 부탁
무플은 아 정말 싫어요.. ㅋㅋㅋ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