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사인 LG CNS의 새만금 스마트팜 사업 철회를 계기로 대기업의 농업 진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농민들은 자본력과 유통력을 가진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하면 생존권을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농업을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보는 기업들은 해외 선진농업과 경쟁하기 위해 기업의 농업 진출을 막아선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농림어업 인구가 300만명 밑으로 떨어졌고 농가 인구의 60세 이상 비중이 처음 50%를 넘어선 상황에서 ‘농사는 농민만 지어야 한다’는 인식이 시대흐름에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농업 진출 번번이 실패


지난 26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기업의 농업 진출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국감에는 최근 새만금 스마트팜 계획을 철회한 LG CNS의 이재성 전무가 증인으로 나서 경위를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농민들의 여건을 외면한 채 굴지의 대기업이 토마토, 파프리카 등 농작물까지 손대서야 되겠냐”고 질타했다. 앞서 LG CNS의 스마트팜 조성 계획은 초기부터 농민들의 반발을 샀다. LG CNS 측은 “직접 농사를 짓겠다는 것이 아니라 ICT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팜을 조성할 뿐”이라고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대기업의 농업 진출이 무산된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다. LG화학이 올해 초 인수한 팜한농은 동부그룹 계열사였던 2010∼2012년 경기도 화성시 화옹지구에 대규모 유리온실을 짓고 토마토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농민 반발에 부딪혀 2013년 사업을 포기했다. 롯데상사는 지난해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로부터 현미 3만여t을 공급받아 백미로 가공하는 ‘라이스센터’ 건설을 추진하다 계획을 접었다.


LG CNS마저 철수하면서 새만금 기업유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새만금에 2011년 7조6000억원을 투자해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하겠다고 했었지만 지금은 사실상 발을 뺀 상태다. OCI 또한 1조8000억원을 들여 폴리실리콘 공장을 지으려 했지만 사업 악화로 무산됐다.


“농민 생존권 침해” VS “농업 선진화”


농민들은 자본력과 유통망을 앞세운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하면 자신들의 생존권이 침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 의원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CJ그룹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카카오, 하이트진로, 한화, 현대자동차 등 8개 그룹의 25개 계열사가 농업 분야에 진출해 있다. 이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4364억원에 달한다. 그만큼 농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농업이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전 세계적으로 농업의 선진화·첨단화 바람이 거세게 부는 상황에서 농업이 ‘성역’으로 남아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농산품의 해외 수출 등 농업의 세계화를 위해선 자금과 영업망을 가진 대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란 것이다.


해외에선 대기업의 농업 진출 장려


농업 선진국으로 불리는 네덜란드 사례가 대표적이다. 네덜란드는 전체 수출에서 농산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달하는 세계 2위 농산품 수출국이다. 네덜란드는 농작물 재배시설과 축사 등의 온도·습도·햇볕량·영양성분 등을 조절해 생산효율을 향상시키는 스마트팜을 일찌감치 구축했다. 암스테르담 북쪽에 위치한 스마트팜 ‘애그리포트 A7’의 규모는 1000㏊에 이른다. LG CNS가 조성하려던 스마트팜 규모인 76.2㏊의 13배가 넘는다.


또 농업대학인 ‘바헤닝언 UR’을 중심으로 네슬레, 유니레버, 몬산토 등 글로벌 식품·농약 회사들을 한곳으로 모은 ‘푸드밸리’를 조성했다. 산·관·학 협력체제가 이뤄지면서 해수재배, 수경재배 등 새로운 농작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전경련 엄치성 상무는 “대규모 농사를 지으려면 유리온실, 수경재배 같은 첨단 농법이 필요해 대기업의 농업 진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일본의 농정개혁 사례도 자주 거론된다. 1990년대 이후 농업이 사양화 길을 걷고 영농후계자가 줄면서 노는 농경지가 늘어나자 일본 정부는 기업의 농업 진출을 장려하고 나섰다. 농작물 재배와 유통 과정의 각종 규제를 완화했고, 노는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농업법인의 대형화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일본 내 농업법인은 1만8000개로 10년간 배로 늘었고, 농사일에 종사하는 샐러리맨은 지난해 22만명을 넘어서 10년 사이 9만명 이상 증가했다.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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