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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에 제과까지 안오르는게 없네요. 게다가 라면마저 오르면 우리같은 자취생들은 어쩌라는건지….” (20대 대학생 강모 씨)
“계란 가격 인상 소식에 ‘애들 찬거리는 어떻게 하지’ 정도만 생각했는데 ‘제과 및 제빵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소식을 듣자니 점점 더 심각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30대 주부 한모 씨)
맥주, 라면, 과자, 탄산음료까지 올해 장바구니 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여기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계란 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금(金)란’이 되자 서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제 계란 품귀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업계도 업계지만, 서민 밥상의 기본 재료인 ‘계란’값의 고공행진은 주부들에게 고통으로 전가되고 있다.
계란이 귀해지자 가격이 치솟았고, 이에 대형 마트들이 너도나도 ‘1인 1판’으로 판매량을 제한하면서 계란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외식업계에도 그 타격이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제과업체들은 줄줄이 가격을 올렸고 일부 기업의 빵 값도 상승했다. 그럼에도 제빵, 제과업체들이 계란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은 또 오르지 않을까 소비자들은 걱정하고 있다.
이와함께 닭고기 가격도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산란계(알 낳는 닭)와 달리 육계(식용 닭) 농가에서는 AI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방역 조치 여파로 농가 절반이 사육할 병아리를 새로 들여오지 못해 공급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주부 장명순(가명ㆍ38) 씨는 “우리 아이들은 달걀하고 닭고기를 특히 좋아하는데, 값이 오를 것이라고 하니 부담된다”며 “얼마전 조금조금씩 미리 닭고기를 사놨다”고 했다.
계란에 이어 신선식품 물가도 비상 국면으로 돌입하는 흐름이어서 이래저래 주부들의 마음은 불편해 보인다.
앞서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라면 가격도 올랐다. 라면 가격 인상은 농심이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18개 품목 가격을 평균 5.5% 올리면서 관련업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계점을 넘은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으로, 육개장사발면은 800원에서 85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시차를 두고 관련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위 업체 농심이 가격을 인상한 만큼 다른 업체들도 가시화된 계획은 없지만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맥주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초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다. 카스 병맥주의 출고가는 500㎖ 기준 1081.99원에서 1147원으로 65.01원 올랐다. 가격 인상은 지난 2012년 8월 이후 처음이며 인상폭은 역대 최대다. 맥주업계는 2009년 2% 중반, 2012년 5% 후반대로 가격을 인상했다.
뒤를 이어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와 맥스 등 모든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33% 인상하기로 했다. 하이트와 맥스의 500㎖ 한 병당 출고가격은 1079.62원에서 6.21% 인상된 1146.66원으로 67.04원 오른다. 클라우드를 생산하는 롯데주류는 가격 인상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역시 조만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부들의 마음이 특히 불편한 것은 농산물 가격 역시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고온, 가뭄 등의 영향으로 가을 배추와 무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많이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12만8000t으로 지난해보다 30만8000t(21.4%) 줄었다.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올해 가을무 생산량은 작년보다 22.8% 감소했고 콩 생산량은 27.1% 줄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최순실 게이트 등 혼란한 국정 공백 상태가 그동안 묶여있던 각종 식품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또 다른 품목들 마저 줄줄이 오른다면 서민들이 지갑을 아예 닫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출처 :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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