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 사이에서 몇 년 전부터인가 뿌리 내린 믿음이 있다. ‘다이어트의 적은 탄수화물, 즉 백미’란 말이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이 1985년 128.1㎏에서 2015년 62.9㎏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리얼푸드’가 직접 전문가 5인에게 물어본 결과, 전문가 5인은 “백미가 우리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식재료”라고 입을 모았다.



탄수화물 피하려다 지방 섭취만 늘린다

이애랑 숭의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과잉 섭취가 문제이지 백미를 섭취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다”라며 “백미가 몸에 좋지 않다고 단정지어 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애랑 교수는 “건강한 식단은 탄수화물이 적은 식단이 아니며,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이 각각 60대 15대 20으로 지켜지는 식단”이라며 “탄수화물 감량이 되레 지방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위적인 탄수화물 기피가 다이어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하태열 한국식품연구원 창조과학연구본부 본부장도 “밥을 줄이면 다른 당질 식품이나 고지방 식품을 섭취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했다.

쌀은 70~80% 탄수화물…설탕과 다른다

하태열 본부장은 흰 쌀이 ‘당분 덩어리’라는 선입견에 대해서도 ‘잘못된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백미와 설탕을 단순 비교하는 건 옳지 않다. 당질식품에는 단당류, 이당류 같은 단순당과 전분의 형태인 복합당 등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설탕은 단순당인 반면 백미는 복합당이기 때문이다. 하태열 본부장은 “설탕은 100% 탄수화물로 이뤄져 식후 혈당 증가를 야기하지만, 쌀은 70~80%만이 탄수화물”이라며 “쌀은 ‘당분 덩어리’가 아니다” 강조했다. 이애랑 교수도 “몸에 좋지 않은 화이트푸드에 대한 논란이 작지 않은데, 여기에 백미는 빠져 있다”며 “흰 밀가루, 설탕, 소금 등 삼백 식품에 쌀이 빠져 있는 이유를 상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서히 흡수…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백미가 체중 감량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밥에 함유된 전분은 체내에서 서서히 소화ㆍ흡수돼 포만감을 불러 혈당 상승이 느리고, 식사 섭취량을 줄여주기 때문에 비만을 예방해준다”고 말했다. “밥을 먹어야 군것질을 안 한다”는 말과 통하는 논리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도 “쌀이 미네랄과 비타민이 전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반찬을 통해 이를 보충해야 하지만 우리가 꼭 섭취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다”며 “고기를 많이 섭취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건강한 식탁 위해 꼭 필요한 식재료다

특히 전문가들은 건강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쌀을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미라 동아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한국영양학회에서 제시하는 식품구성탑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균형 잡힌 건강한 식단은 매끼(식품 구성탑의 가장 아래층인) 곡류와 전분류를 주식으로 삼고 채소반찬 2~3가지와 단백질 반찬 1~2가지를 섭취하면서 유지와 당류를 소량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봉수 교수도 “쌀이 건강을 해친다고 생각하면, 지금까지 오랜 역사 속에서 이토록 많은 인구가 쌀을 섭취해온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다”며 “쌀만을 지나치게 먹는 것은 분명 영양 공급상 바람직하진 않지만, 쌀이 결코 해를 가져오는 식재료는 아니다”라고 쌀에 대한 부정적인 상황에 아쉬움을 표했다.

 

출처:http://media.daum.net/culture/all/newsview?newsid=2016062911051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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