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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16 국회의원들의 목욕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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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가 나간 후에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났다. 국회 안에도 목욕탕이 있어? 어떤 곳이래? 하는 궁금증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몸싸움까지 하면서 그렇게 으르렁대던 여야 의원들이 허허 웃으면서 무슨 당(?)을 같이 한다니 쇼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목욕탕에서까지 몸싸움을 하면서 으르렁댄다면 그것이 더 못난 태도고, 서로 때를 밀어주면서 다음부터 잘해 봅시다 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고 본다. 하긴 정말 감정이 상해서 화해가 어려운 의원들은 지나칠 때 서로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국회 목욕탕의 풍경
오전 6시에 열어서 오후 7시에 닫는 국회의원 전용 목욕탕은 의원회관 지하 2층에 있다. 오밀조밀하게 있을 것은 다 있는 다목적 휴게실이다. 약 3-4미터 길이의 냉탕과 4인 정도 들어갈 열탕, 그리고 5, 6인이 들어갈 만한 온탕이 있다. 거울이 달린 5, 6개의 스탠딩 샤워기와 좌식 세면시설 옆으로 TV시청이 가능한 건식 사우나실이 있다.
탕을 나와 물기를 닦은 후 옷을 갈아입는 라카룸은 이발실과 같이 있는데, 이발 가격은 2008년 까지 8,000원이었다. 현직 국회의원 시절에는 주로 그 곳에서 이발을 했는데, 이발사 선생이 각 국회의원의 머리 스타일을 다 기억하고 계시는 베테랑이었다. 아마도 대한민국 남자 국회의원의 알몸을 가장 많이 보신 분일 것이다.
라카룸 옆으로 난 문을 통하면 컴컴한 수면실과, 음료수를 마시며 신문을 볼 수 있는 쇼파 휴게실이 있고, 이어서 헬스장이 있다. 과거에는 목욕탕 이용료 월 5만원, 1년에 60만원을 납부하면 음료와 샌드위치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수년 전 목욕시설, 헬스시설은 무료로 이용하되 음료수나 샌드위치 등을 유료로 이용하도록 바뀌었다.
이 목욕탕을 가장 잘 이용하는 그룹이 대체로 세 부류가 있다. 첫째는 국회의원 축구모임이다. 이 분들은 새벽에 국회 축구장에서 한 게임 하고 난 후 무슨 큰일이나 치른 사람들처럼 요란하게 들어온다.
“아이 그거 나한테 패스하랬더니 엉뚱한 사람을 주고 말이야.”
“못 봤다니까요. 다음엔 특별하게 모시겠습니다.”
“김 의원 아까 나한테 일부러 태클한 거 아냐?”
둘째는 전날 과음했거나, 국회에서 밤을 새운 의원들이다.
들어올 때와 나갈 때가 가장 많이 바뀌시는 분들이 이 분들이다.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드나들면서 ‘어우! 어우!’ 괴성을 지르시는 분들도 이 부류에 제일 많이 있다. 사실 국정감사 우수의원 중에 밤을 새우거나 새벽같이 나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거의 어김없이 목욕탕을 이용한다. 좀 쉽게 말하면 음주파와 학구파가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이야기다.
셋째는 서울서 외롭게 생활하는 원룸족 국회의원들이다.
국회의원 생활이 화려해보이지만 여기도 양극화 세계라, 가난한 원룸족 국회의원들의 서울 생활은 참으로 외롭고 또 쓸쓸하다. 일과가 일찍 끝난 날, 그리고 지역구에 내려가지 않은 휴일 저녁은 정말 외롭단다.
괜히 이 사람 저 사람, 혹시 누가 여의도에 있는가 전화도 해보다가, 어떤 때는 모자 푹 눌러 쓰고 혼자 순대국집에서 소주 한 잔 할 때도 있다니, 지나가는 사람이 그가 국회의원인지 실업자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내가 아는 한 젊은 의원은 혼자 외로워서 밤중에 괜히 한강 고수부지를 뛰어다니다가 다리를 삐어 절룩거리며 원룸까지 돌아온 적도 있다니, 혹시 지나가시다가 이런 분들을 만나면 격려 좀 부탁드린다.
어쨌든 아침 저녁, 이들이 삼삼오오 몰려드는 의원회관 목욕탕은 작은 정보의 교류현장이고, 보이지 않게 여야간 기싸움을 하는 입담의 씨름장이며, 그러면서도 덕담이 오가는 특이한 공간이다.
호텔 사우나와 정치인
예전에 정치인들은 주로 호텔 사우나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정치 입문 경력이 오래되신 중진 의원들 상당수는 의원 목욕탕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아마 지금도 호텔 사우나를 이용하시는 것 같다.
과거 정치 지망생들 중 영민한 분은 어느 호텔 사우나에 가면 상도동, 어느 호텔사우나에 가면 동교동의 실세를 만날 수 있다는 등의 정보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당사나 국회는 면담약속이 잡혀 있는 경우가 아니면 출입을 할 수 없으나, 호텔 사우나는 그야말로 홀딱 벗고 만날 수 있으니 정치 실세와 안면을 트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이 만큼 좋은 장소는 없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제가 의원님을 평소 흠모해왔습니다. 이렇게 우연히 뵙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우연히 만난 것처럼 접근해서 안면을 트고, 그 만남을 몇 번 반복해서 친밀해진 다음, 자연스럽게 식사나 한 번 모시겠다고 약속을 잡는 방법이었다고 하니, 실세를 만나기 위해 몇 시간을 사우나 휴게실에 머물렀을 그 분들의 노력이 대단할 따름이다.
대중 목욕탕
목욕탕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과거에는 동네 목욕탕을 돌면서 하는 선거운동이 꽤 효과를 봤다고 한다.
서울 중구 박성범 전 의원의 부인 신은경 씨의 목욕탕 선거운동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유명인이 이태리 타올을 들고 동네 아주머니, 할머니들 등을 밀었으니, 그 기분이 어땠을까? 하긴 나도 설경구나 장동건이 등을 밀어주었다면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녔겠지.
“어이, 잘 봐! 이래봬도 장동건이 때 밀어준 등이야!”
그러나 실제 때를 밀어드린 분보다 신은경 씨가 자기 등을 밀었다고 주장한 분이 두 세배는 넘었다니, 소문과 실제 사이에는 이런 차이도 있는 것이다. 어쨌든 자기 등을 밀었다고 주장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선거운동을 해주는 셈이 되니, 이런 소문은 정치인에겐 좋은 일이다.
최근에 국회의원들끼리 목욕당(沐浴黨)을 만들겠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의원회관에 있는 목욕탕에 자주 가는 의원들끼리 재미있는 모임을 만든 것이다.
아마 대립과 갈등의 정치만 보여주어서는 안되겠다는 취지로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 같다.
이 기사가 나간 후에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났다. 국회 안에도 목욕탕이 있어? 어떤 곳이래? 하는 궁금증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몸싸움까지 하면서 그렇게 으르렁대던 여야 의원들이 허허 웃으면서 무슨 당(?)을 같이 한다니 쇼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목욕탕에서까지 몸싸움을 하면서 으르렁댄다면 그것이 더 못난 태도고, 서로 때를 밀어주면서 다음부터 잘해
봅시다 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고 본다. 하긴 정말 감정이 상해서 화해가 어려운 의원들은 지나칠 때 서로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국회 목욕탕의 풍경
오전 6시에 열어서 오후 7시에 닫는 국회의원 전용 목욕탕은 의원회관 지하 2층에 있다. 오밀조밀하게 있을 것은 다 있는 다목적 휴게실이다. 약 3-4미터 길이의 냉탕과 4인 정도 들어갈 열탕, 그리고 5, 6인이 들어갈 만한 온탕이 있다. 거울이 달린 5, 6개의 스탠딩 샤워기와 좌식 세면시설 옆으로 TV시청이 가능한 건식 사우나실이 있다.
탕을 나와 물기를 닦은 후 옷을 갈아입는 라카룸은 이발실과 같이 있는데, 이발 가격은 2008년 까지 8,000원이었다. 현직 국회의원 시절에는 주로 그 곳에서 이발을 했는데, 이발사 선생이 각 국회의원의 머리 스타일을 다 기억하고 계시는 베테랑이었다. 아마도 대한민국 남자 국회의원의 알몸을 가장 많이 보신 분일 것이다.
라카룸 옆으로 난 문을 통하면 컴컴한 수면실과, 음료수를 마시며 신문을 볼 수 있는 쇼파 휴게실이 있고, 이어서 헬스장이 있다. 과거에는 목욕탕 이용료 월 5만원, 1년에 60만원을 납부하면 음료와 샌드위치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수년 전 목욕시설, 헬스시설은 무료로 이용하되 음료수나 샌드위치 등을 유료로 이용하도록 바뀌었다.
이 목욕탕을 가장 잘 이용하는 그룹이 대체로 세 부류가 있다. 첫째는 국회의원 축구모임이다. 이 분들은 새벽에 국회 축구장에서 한 게임 하고 난 후 무슨 큰일이나 치른 사람들처럼 요란하게 들어온다.
“아이 그거 나한테 패스하랬더니 엉뚱한 사람을 주고 말이야.”
“못 봤다니까요. 다음엔 특별하게 모시겠습니다.”
“김 의원 아까 나한테 일부러 태클한 거 아냐?”
둘째는 전날 과음했거나, 국회에서 밤을 새운 의원들이다.
들어올 때와 나갈 때가 가장 많이 바뀌시는 분들이 이 분들이다.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드나들면서 ‘어우! 어우!’ 괴성을 지르시는 분들도 이 부류에 제일 많이 있다. 사실 국정감사 우수의원 중에 밤을 새우거나 새벽같이 나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거의 어김없이 목욕탕을 이용한다. 좀 쉽게 말하면 음주파와 학구파가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이야기다.
셋째는 서울서 외롭게 생활하는 원룸족 국회의원들이다.
국회의원 생활이 화려해보이지만 여기도 양극화 세계라, 가난한 원룸족 국회의원들의 서울 생활은 참으로 외롭고 또 쓸쓸하다. 일과가 일찍 끝난 날, 그리고 지역구에 내려가지 않은 휴일 저녁은 정말 외롭단다.
괜히 이 사람 저 사람, 혹시 누가 여의도에 있는가 전화도 해보다가, 어떤 때는 모자 푹 눌러 쓰고 혼자 순대국집에서 소주 한 잔 할 때도 있다니, 지나가는 사람이 그가 국회의원인지 실업자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내가 아는 한 젊은 의원은 혼자 외로워서 밤중에 괜히 한강 고수부지를 뛰어다니다가 다리를 삐어 절룩거리며 원룸까지 돌아온 적도 있다니, 혹시 지나가시다가 이런 분들을 만나면 격려 좀 부탁드린다.
어쨌든 아침 저녁, 이들이 삼삼오오 몰려드는 의원회관 목욕탕은 작은 정보의 교류현장이고, 보이지 않게 여야간 기싸움을 하는 입담의 씨름장이며, 그러면서도 덕담이 오가는 특이한 공간이다.
호텔 사우나와 정치인
예전에 정치인들은 주로 호텔 사우나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정치 입문 경력이 오래되신 중진 의원들 상당수는 의원 목욕탕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아마 지금도 호텔 사우나를 이용하시는 것 같다.
과거 정치 지망생들 중 영민한 분은 어느 호텔 사우나에 가면 상도동, 어느 호텔사우나에 가면 동교동의 실세를 만날 수 있다는 등의 정보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당사나 국회는 면담약속이 잡혀 있는 경우가 아니면 출입을 할 수 없으나, 호텔 사우나는 그야말로 홀딱 벗고 만날 수 있으니 정치 실세와 안면을 트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이 만큼 좋은 장소는 없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제가 의원님을 평소 흠모해왔습니다. 이렇게 우연히 뵙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우연히 만난 것처럼 접근해서 안면을 트고, 그 만남을 몇 번 반복해서 친밀해진 다음, 자연스럽게 식사나 한 번 모시겠다고 약속을 잡는 방법이었다고 하니, 실세를 만나기 위해 몇 시간을 사우나 휴게실에 머물렀을 그 분들의 노력이 대단할 따름이다.
대중 목욕탕
목욕탕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과거에는 동네 목욕탕을 돌면서 하는 선거운동이 꽤 효과를 봤다고 한다.
서울 중구 박성범 전 의원의 부인 신은경 씨의 목욕탕 선거운동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유명인이 이태리 타올을 들고 동네 아주머니, 할머니들 등을 밀었으니, 그 기분이 어땠을까? 하긴 나도 설경구나 장동건이 등을 밀어주었다면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녔겠지.
“어이, 잘 봐! 이래봬도 장동건이 때 밀어준 등이야!”
그러나 실제 때를 밀어드린 분보다 신은경 씨가 자기 등을 밀었다고 주장한 분이 두 세배는 넘었다니, 소문과 실제 사이에는 이런 차이도 있는 것이다. 어쨌든 자기 등을 밀었다고 주장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선거운동을 해주는 셈이 되니, 이런 소문은 정치인에겐 좋은 일이다.
나도 한때는 주로 연희 2동에 있는 목욕탕을 다녔다. 어린 아들 둘과 목욕탕 가서 때를 밀고, 얼굴이 벌개져서 집까지 걸어오다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는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형 사우나 찜질방 때문에 동네 목욕탕이 많이 사라져버려서 아쉽다.
사실 얼굴이 많이 알려진 이후에는 지역구 목욕탕에서 인사를 나누는 분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는 하다. ‘안녕하세요’ 하고 손을 잡는데, 시선은 자꾸 엉뚱한(?) 곳을 쳐다보는 분들이 간혹 있어서 말이다.
서대문구 봉원동에 위치한 숲속한방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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