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재무학]<125>투자 올스톱…"주식·부동산 팔고 현금 보유 늘리고"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IMF때 같은 기회 온다며 현금 늘리는 사람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IMF때와 같이 현금보유자가 다시 큰돈을 벌 기회가 옵니다. 지금은 부동산을 팔아 최대한 현금을 갖고 있을 때입니다.”

강남에 위치한 한 은행의 PB센터. 매우 보수적인 투자 권유로 유명한 이곳은 지난해 말부터 VIP고객에게 주식과 관련된 투자상품인 ELS(주가연계증권) 등의 신규 가입을 일체 권하지 않고 있다. 만기가 됐거나 6개월 조기상환이 도래한 고객에 대해서는 자금을 MMF에 넣어두고 잠시 상황을 지켜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을 보유한 VIP고객에겐 IMF때와 같이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 헐값에 매입할 기회가 올 거라며 지금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해 최대한 현금을 보유하라고 권고한다.

이에 대해 일부 VIP고객은 지나친 공포심을 자극한다며 PB의 말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주식과 부동산을 팔고 현금을 보유하라는 얘기는 단지 이곳에서만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여의도를 가도, 경제와 관련 없는 사람을 만나도 이와 비슷한 얘기를 듣는다.

심지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전세계 펀드매니저들도 현재 현금 비중을 크게 늘려 평균 현금 보유량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번째 높은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게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는 얘기다.

연초부터 투자심리가 이렇게 급랭한 배경엔 중국증시가 새해 첫 주에 폭락, 두 번이나 거래 중지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 여파가 글로벌증시 전체로 퍼져나간 데 있다. 글로벌 주요 증시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10% 넘게 급락했다.

특히 과거 2년 동안 은행 PB센터에서 VIP고객들에게 많이 판매한 상당수의 ELS의 기초자산인 HSCEI(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는 지난해 고점 대비 40%가 넘게 빠졌다. 또 다른 기초자산인 유로스탁50지수(EuroStoxx50)도 지난해 고점 대비 20%가 넘게 하락했다.

그리고 그 불똥이 이들 ELS 상품에 투자한 강남의 현금 부자들에게 튀었다. 그동안 글로벌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상품들은 금융기관의 PB센터를 통해 강남 부자들에게 많이 판매됐었다. 그리고 이들 ELS상품은 지난 2년여간 강남 부자들에게 정기예금보다 최대 4배까지 높은 투자수익을 안정적으로 안겨다줬다. 그래서 매우 위험성이 높은 투자상품임에도 강남 현금부자들에겐 체험적으로 안전한 투자로 인식돼 온 게 사실이다.

그런데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지난해 판매된 일부 ELS 상품이 녹인(knock-in) 구간으로 떨어지면서 강남 부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금 PB센터엔 'ELS 공포' 뉴스에 놀란 VIP고객들의 전화 문의가 빗달치고 있다.

원래 녹인은 투자기간 중에 단 한번이라도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 구간으로 떨어지면 손실이 확정되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ELS 상품에는 그런 구조는 거의 없고 만기일에 가서 손실 여부를 확정한다. 즉 투자기간 중에 녹인 구간으로 떨어져도 만기에 미리 정해진 배리어 이상으로만 회복되면 약정된 투자수익을 받을 수 있다. 즉 순수한 의미의 녹인은 없다.

그러나 6개월 조기상환이 가능한 배리어 밑으로 떨어졌기에 그동안 해오던 조기상환은 못하고 이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만약 월지급식 이자를 받는 ELS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이자를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때 지급받지 못한 이자는 그 다음달로 누적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 투자자는 손실을 입게 된다. ELS는 기초자산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배리어 밑으로 떨어지면 조기상환을 못하고 이연되거나 만기에 손실을 입게 된다.

상황이 이러자 주식투자에 대한 얘기는 쑥 들어가고 “요즘 누가 주식해요”라는 주식 기피 현상이 늘고 있다. 실제로 주식 관련 투자상품인 ELS의 1월 발행도 급감하고 있다. 현재 1월 ELS 발행금액은 2조494억원으로 지난해 1월 7조1548억원의 4분의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조기상환의 경우는 3210억원으로 지난해 1월 3조4093억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조기상환이 적은 것은 상당수의 ELS가 배리어 밑으로 떨어져 조기상환을 못하고 이연됐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9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올해 최대 4번의 추가 인상을 예정하면서 증시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미국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이며 투자 예측가인 마티 즈와이그(Marty Zweig)는 "Fed에 맞서지 마라(Don’t fight the Fed)"며 금리 인상 시기엔 증시가 떨어진다고 경고했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우리도 올 하반기엔 금리를 인상할 거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부동산 투자도 움츠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강남 최대 상권 중의 하나인 테헤란로 주변의 빌딩엔 임대를 구하지 못한 빈 상가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그리고 은행권에선 이미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하반기 금리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은행 PB는 만약 한국은행이 실제로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올리면 저금리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높아진 원리금 상환 압박에 크게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면 부동산 시장은 위축되고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이게 은행 PB가 지금 수익형 부동산을 매각하라고 권유하는 이유다.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사람들은 당시 위기 속에도 현금을 보유했던 사람들이 큰돈을 벌었음을 잘 기억하고 있다.

그런 체험 때문에 요즘 글로벌증시가 침체에 빠지고 투자심리가 급랭하자 IMF와 같은 기회가 또 다시 올 수 있다며 투자를 올스톱하고 현금을 늘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쓸데없는 공포심에 사로 잡혀 있는 건 아니냐는 필자의 질문에 은행 PB는 그렇다고 해서 손해 볼 건 없지 않냐며 오히려 반문했다.

“현금을 갖고 있다고 해서 손해 보는 건 없습니다. 이자 손실이요? 지금은 원금 손실을 피하는 게 최상입니다. 그리고 IMF때와 같은 기회가 올 겁니다.”

 

출처: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6011818123118354&outli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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