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꽃을 보면 우울하고 눈물이 납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에서 1만5천여㎡ 비닐하우스에서 수국과 국화를 재배하고 있는 경기도화훼협회장 임육택(60)씨의 말이다.



출하 시기를 놓쳐 꽃이 활짝 피면 상품 가치가 없어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화훼 농가들이 지난달 28일 '부정청탁금지 및 금품수수금지법'(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화훼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임 회장을 비롯해 대부분 화훼 농가의 이달 매출이 예년 같은 시기에 비해 50% 정도 줄었다고 했다.


그는 "이른 새벽에 꽃을 1t 트럭에 실어 서울 공판장에 보내면, 저녁에 그대로 다시 돌아온다"며 "판매가 되지 않으니 꽃을 공판장에 보내도 매번 유찰된다. 돌아오는 꽃들은 그냥 버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꽃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각 농가 하우스마다 활짝 핀 꽃들이 넘쳐난다는 것.


임 회장이 영농하는 남사면 일대에는 250여가구가 각종 꽃을 재배한다.



그는 "나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주변 화훼 농민 모두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러다가 문 닫는 하우스 재배시설이 속출하는 것은 물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농민까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다른 작물 농사도 마찬가지지만 화훼농업도 봄에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가을까지 농사를 짓는다"며 "지금쯤 꽃을 팔아 번 돈으로 빚을 갚아야 하는데 농가들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답답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쌀은 바로 안 팔리면 한동안 저장이라도 할 수 있지만, 꽃은 저장도 안된다. 공판장에 보내지도 못하고 버리는 꽃이 한두 송이가 아니다"라고 푸념했다.


결혼식장 화환에 많이 쓰는 수국의 경우 지난해까지 '없어서 못 팔던 꽃'이었다. 하지만 "결혼식장 화환을 많이 받지 않으면서 요즘은 수국을 찾는 사람이 없다. 공짜로 주겠다고 해도 거절한다.꽃이 안 팔리니 가격도 계속 내려가 지금은 작년의 절반 가격도 안 된다"고 그는 말했다.



임 회장은 "호남 고향 친구가 우리 지역 기관장으로 와 너무 반가운 마음에 꽃이라도 보내겠다고 했더니 '청탁금지법 때문에 안된다. 보내지 말라'고 하더라. 어떤 친구는 모임을 하는데 '너는 단체장이니 오면 안 된다'고까지 했다"며 "서럽다"고 했다.


인근에서 호접란을 키우며 연간 1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박종복(47)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박 씨는 "북적이던 인근 집하장에 요즘 개미 한 마리 안 보인다"며 "매출이 평년의 75% 수준으로 줄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가가 4천원 정도인 호접란 화분 하나가 지난해 6천원 정도 했으나 지금은 2천∼3천원 선이며, 그나마도 잘 팔리지 않는다"며 "인사철인데도 관공서는 물론 대기업에서조차 난을 찾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화훼 농민들이 요즘 아예 집 밖으로 나오질 않는다. 서로 만나야 한숨만 나오니 만나지도 않는다. 빚은 갚아야 하는데 꽃들은 그냥 시들어 나가면서 이웃 중에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이 상황이 계속되면 화훼 농가 상당수가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내년 봄 이전에 화훼 농가의 50%가량은 폐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회장 등은 "벼 등은 각종 지원금이라도 있지만, 꽃은 소득 보전을 해주는 것이 없다"며 "농수축산물, 특히 화훼는 청탁금지법 대상에서 제외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말 현재 도내에는 전국 화해농가의 30.2%인 2천516농가가 1천91㏊에서 화훼농업을 하며 2천84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경기도청 원예특작팀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화훼 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현재 '1책상 1꽃송이 놓기'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급감한 판매량을 회복시킬 뚜렷한 대책이 사실상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꽃 소비를 늘리기 위한 대책을 여러 방향으로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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