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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지난해 5월(11~13일자) 직장과 지역 건보의 불평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정부가 올 9월부터 연간 7200만원 이상 종합소득이 있는 '부자(富者) 직장인' 4만여 명이 추가로 건보료를 물도록 제도를 바꿨다. 하지만 불평등 문제는 여전하다. 소득 없는 사람에게 재산 건보료를 내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본지는 올해도 세 차례 건보료 불평등 문제를 심층 진단한다.
지난달 3일 오전 인천광역시 주안동 건강보험공단 인천남부지사 민원실.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박광수(72)씨가 상담 직원을 붙들고 화를 내기 시작했다.
"버는 게 얼마 안 되는데 왜 이리 보험료가 많이 나오는 겁니까. 좀 따지러 왔어요."(박씨)
"지역 건강보험료는 소득과 재산에 매기는데 재산 건보료 9만5030원에다…."
건보공단 선구용 과장이 장황하게 보험료 내역을 설명한다. 박씨는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다. 웬만하면 참으려 했는데 억울하다. 10년 전 집 지을 때 빌린 빚 1억원을 아직도 못 갚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낮출 수 없느냐"고 통사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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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짜리 상가에서 받는 임대료 수입(월 40만원)이 소득의 전부인 박씨는 매달 건보료로 14만4360원을 내고 있다. 지역가입자인 박씨의 보험료는 현행 건보료 부과기준에 따라 임대료 수입과 재산(주택·상가), 자동차, 경제능력을 따져 나온 것이다. 직장인은 월급의 5.8%(절반은 회사 부담)를 건보료로 부담하지만 자영업자·일용근로자 등 지역가입자는 소득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재산과 자동차에 건보료를 낸다. 지역건보료 중 61.3%가 재산과 자동차 건보료인데 이 중 재산이 48.1%(자동차가 13.2%)다. 소득·재산·자동차 중 재산 비중이 가장 크다. 재산은 1998년 지역과 직장 의료보험을 통합했을 때 38%에서 15년 사이에 10%포인트 높아졌다.
이러다 보니 재산 건보료 원성이 높다. 집에 깔린 대출금은 고려하지 않는다. 지역 건보 가입자 779만 세대 중 57%(449만 세대)가 소득은 없는데도 재산·자동차 건보료를 내고 있다. 이들은 국세청에 과세자료가 없는 사람들이다. 이 가운데 소득이 있는데도 과세 당국에 포착되지 않는 사람도 포함돼 있다. 다만 55세 가 넘은 장년층 109만 세대는 일자리를 못 잡아 소득이 없는 경우가 많아 고통이 크다. 소득이 없으면 건보료뿐만 아니라 아파트 관리비 등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집을 처분하거나 크기를 줄이는 경우가 속출한다.
은행을 그만두고 작은 회사 감사를 하던 박배근(62·서울 용산구)씨가 그렇다. 그는 지난해 말 퇴직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가 됐다. 지금은 퇴직 1년 동안 직장 건강보험료(월 7만원)를 내는 특례를 받고 있지만 올해 말 16만7000원의 지역 건보료를 내야 한다. 박씨는 "실업수당으로 버티고 있는데 이게 끝나면 벌이가 없어 어떻게 건보료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에게는 왜 17만원이나 되는 건보료가 나올까. 그의 아파트(138㎡, 지방세 과세표준액 5억원 정도) 때문이다. 박씨는 집을 팔아 생활비에 충당할 겸 건보료를 줄일 겸 해서 얼마 전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은퇴하면 직장 때보다 건보료가 두 배로 뛰는 점도 장년층을 힘들게 한다. 지난해 직장을 그만둔 사람의 46%(57만4000세대)가 직장 시절(4만 3256원, 본인부담분 기준)보다 훨씬 많은 건보료(9만4534원)를 냈다. 2007년 명예 퇴직한 강모(50·경기도 용인시)씨는 99㎡ 아파트 한 채와 1600cc 승용차 한 대 때문에 건보료가 15만원으로 두 배가 됐다. 그는 "퇴직금을 깨서 보험료를 낸다"고 말했다.
저소득층 노인들은 더 어렵다. 인천 남구 숭의동에서 혼자 사는 이모(76) 할머니는 본인 명의의 대지 198㎡ 단독주택(재산과표 9300만원)이 있어 지역보험료를 월 9만6000원 낸다. 45년 전 산 집은 비가 줄줄 샐 정도로 낡았지만 돈이 없어 지붕 수리도 못한다. 이 할머니는 "집을 싸게 팔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보험료 고지서 나올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할머니처럼 소득은 없고 평생 살아온 집 한 채 때문에 건보료 고통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이 12만9442세대다. 재산 건보료는 재산 가액을 50개 구간으로 나눠 월 7140~27만2680원을 낸다. 재산에는 월세나 전세도 포함된다. 전세보증금은 30%를 재산으로 잡는다.
◆건강보험료 부과=정부가 1977년 직장 의료보험을 도입할 때부터 월급의 일정 비율을 내게 했다. 현재는 월 급여의 5.8%(절반은 회사 부담)다. 자영업자 의보는 88~89년 도입 당시 '소득 파악이 잘 안 된다'는 이유로 세대원 수와 소득·재산·자동차를 따져 보험료를 매겼고, 98~2002년 의보 통합 시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재산은 지방세 과세표준액 기준 50등급으로, 자동차는 연식·배기량 기준 28개로 나눠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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