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원전해체요? 그거 하면 위험합니꺼? 어차피 원전 터지면 다 죽는 거 아입니꺼? 내사 마 부산 울산에서만 40평생 살았지만서도 한 번도 원전 신경 쓰고 살아본 적 없습니더. 다 알아서 안전하게 하겠지예. 그렇게 믿고 살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몬 삽니더.”
지난 6일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고리 원자력발전소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47세)는 원전해체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렇게 반문했다. 국내 최초로 원자력발전소 해체를 앞두고 있지만 이를 걱정하는 마을 주민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난 12일 지진관측 역사상 최대규모인 지진이 발생하고 그 이후 여진이 이어지자 마을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수십 년간 원전 주변에서 살아온 터라 웬만한 규모의 지진에는 눈 하나 깜빡 안 한다는 기장군 주민들의 생각에 변화가 생긴 셈이다.
고리원전에서 불과 3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살고 있는 김영만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 이장은 “발전소 옆에서만 40년을 살았지만 그렇게 큰 진동은 처음 느꼈다”며 “그런 게(여진) 자꾸 오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불과 2주 전만 해도 “우리(마을사람들)는 괜찮은데 외부 사람들이 방사능 유출이니 뭐니 하며 떠들어서 오히려 불안을 조장한다”며 “어차피 주민들이 기술적인 정보가 없으니 안전하게 정지되고 안전하게 해체되기만 한다면 그걸로 족한다”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던 그가 “지진으로 인해 주민들의 우려가 높아진 만큼 해체과정에서 어떻게 안전이 담보될 수 있는지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하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분위기는 바뀌었다.
이렇게 유례없는 강진으로 인해 고리원전해체가 마을 주민들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원전해체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문수만 장안읍 이장단장은 “지진 때문에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며 일부 주민들에게서 ‘궐기대회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면서도 “안전하게만 해체된다면 전세계 원전해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6월 18일이후 국내 최초로 건설된 고리 원전 1호기 가동을 영구중단하고 본격적인 해체작업에 들어간다. 1978년 건설된 지 38년 만이다. 고리원전 1호기를 계속 운전할 수 있는 안정성은 확보했지만 원전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고려해 한수원 이사회는 지난해 6월 계속운전 신청을 하지 않았다.
고리1호기 해체를 통해 해체산업 육성하고 1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 세계에 총 157기에 달하는 원자로가 영구정지됐다. 원전 수명이 길면 60년, 짧게는 40년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노후원전처리 문제는 대다수의 국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 때문에 2040년부터는 전세계적으로 원전해체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2050년까지 누적시장 규모가 9789억달러(약 1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해체방식이다. 보통 수명이 다한 화력발전소 등은 바로 철거하면 되지만 원전은 상황이 다르다.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선과 비방사선의 영향으로부터 작업자와 일반대중의 안전을 확보하고 주변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부터 고리1호기 해체준비 전담팀(TF)을 꾸려 차근차근 해체를 준비중이다.
갈등관리도 중요한 숙제다. 국내의 원전 기술이 설계·건설·운영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불안감은 높다. 사후처리 기술은 선진국의 70% 수준 밖에 되지 않아 해체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방사선 노출에 대한 주민 불안을 달래지 못하면 원전해체 문제는 더뎌질 수 밖에 없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을 경주에 건설하기까지 30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해체기술확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원전해체를 위해서는 설계·인허가, 제염, 해체, 폐기물처리, 부지복원 5개 분야에 58개의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중 우리나라가 확보한 기술은 41개다. 17개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정부는 고리 1호기를 본격적으로 해체하기 시작하게 되기 전까지 미확보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허가와 엔지니어링, 폐기물처리 기술은 한수원이 자체 개발하고 제염·해체·부지복원 기술은 한수원 주도로 산학연 공동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출처 : 머니투데이
'스크랩_펌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기백수' 18만명, 6만명↑..6개월 이상 실업자 증가폭 최대 (0) | 2016.09.21 |
---|---|
쇼핑몰 초고속 배송 경쟁, 판매자도 초고속 골병 (0) | 2016.09.21 |
재벌 그룹 ‘책사의 시대’가 저문다 (0) | 2016.09.19 |
4차 산업혁명 시작됐다 (0) | 2016.09.12 |
북한맥주보다 맛없다는 국산 맥주, 대체 왜 (0) | 2016.09.07 |
스크랩 글이지만 도움이 되셨다면 ㅎㅎ 하단에 댓글 하나 부탁 합니다
방문하셨다면 위쪽 ♡ 공감 클릭 한번만 이라도 부탁
무플은 아 정말 싫어요.. ㅋㅋㅋ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