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수능세대의 '재테크 블루스'-8]
직장에 다니는 수능세대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노후보장에 대한 걱정을 해본다. 수능세대들에게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먼 '옛날 얘기'. 정년은 점점 짧아지고 노후보장을 위한 자금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대출을 끼고 집을 장만한 경우, 집값은 오히려 빠지고 이자부담은 커지고 있는데다 적립식펀드에 물린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국민연금, '퍼주기'로 출발

소득상승은 물가상승률에 한참 뒤쳐지지만, 국민연금 등 세금부담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납부요율은 소득의 9%. 사업장과 직장인이 4.5%씩 부담한다고 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비중이다. 많은 수능세대들은 그래도 '노후보장'차원에서 묵묵히 국민연금을 내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고갈'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노후보장에 의문을 표하는 우려가 많다. '노후보장'을 강조하던 국민연금 측에서도 최근에는 최소한의 생계보장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라는 점에 홍보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총리 재임시절 "국민연금은 지난 1988년 도입 때부터 국민을 속이면서 시작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은 군사정권 당시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후손들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시스템으로 출발한 만큼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에서는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20년 넘는 역사의 국민연금제도는 단 두차례 손질됐다. 지난 1998년 연금 수령액을 평균소득의 70%에서 60%로 낮추고, 2007년 개정안을 통해 오는 2028년까지 40%로 낮춘 게 전부다.

◆세계 최고속 고령화, 연금미래 '캄캄'

한국의 고령화는 세계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의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다는 얘기는 국민연금을 지탱하는 후대의 부담도 그만큼 가파르게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65세 이상 인구비중은 9.5%로 이미 고령화시대에 진입했고, 2026년이면 20%를 웃돌아 UN이 정한 '초(超)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UN의 인구 추계(Population Perspective)에 따르면 OECD국가인 미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페인, 일본과 비교해 한국은 2005년 현재 노인 인구비중이 가장 낮다. 그러나 2050년이면 37%를 넘어서면서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다. 한국에서 10명 중 4명은 65세 이상 노인이 되는 셈이다.

일본이 36.5%, 스페인이 35%, 독일이 27.9%로 뒤를 잇고 있고, 스웨덴(27.1%), 프랑스(26.4%) 다음으로 미국이 20%로 가장 낮을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 연금 지급을 위한 잠재부채가 하루 800억원, 연간 30조원씩 쌓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참여정부가 연금고갈을 막기 위해 '더 내고 덜 받는' 내용의 연금제도 개혁을 추진했지만, 2007년 개정은 덜 받도록 하는 데만 성공했다. 연금 급여율을 2008년 50%로 하고, 2009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내려 2028년에는 40%로 조정키로 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의 고갈 시점을 2047년에서 2060년으로 13년 늦출 수 있게 됐다. 대신 월소득 250만원의 가입자가 2007년 연금에 가입해 20년을 납부하고 2028년부터 수령하는 경우 기존 제도에서 64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48만원을 받는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는 현재 소득의 9%인 연금 보험료율을 12.21%로 3.21%포인트 인상하면 고갈 시기가 2060년에서 2078년으로 18년 연장된다고 분석했다. 만약 요율을 17.5%로 인상하면 재정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월 250만원 소득 기준으로 월 소득의 17.5%인 43만7500원을 내고 노후에 48만원씩 받아가라는 얘기는 수긍하기 어렵다.

자산운용사 "공적연금 택도 없다"

과거 KDI가 빚었던 해프닝은 국민연금의 험난한 앞날을 예고하는 듯하다. KDI는 2007년 개정된 사학연금법의 특례조항을 이용해 국민연금에 가입해 온 본원 연구원과 사무직원들을 사학연금으로 전환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포기했다. 사학연금이 국민연금에 비해 재정도 안정적이고 연금 수급률도 높기 때문에 전환을 시도했지만, 국민연금 개혁을 주장하던 국책연구기관이라는 점이 반발을 샀다. 2005년 한국학중앙연구원(옛 정신문화연구원)도 국민연금에서 사학연금으로 갈아탄 바 있다.

실제 많은 자산운용사들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30대 전후의 세대들에게 노후를 보장해줄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공적연금에만 의지하지 말고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에 가입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국민연금 운용에 대한 우려도 끊이질 않는다. 지난해부터 1인 사업장이라도 모두 국민연금 사업장에 가입되면서 연금은 학생들의 아르바이트비용도 거둬가고 있지만, 반발은 점점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현재 주식투자와 대체투자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금리를 조금 웃도는 수준의 채권투자만으로는 고갈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고위험 자산인 주식투자 비중을 크게 늘리더니, 최근 들어서는 또 국채를 대량매입하려고 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DC형 전환 움직임…저소득층엔 불리

최근 들어서는 확정급여형(DB형) 국민연금제도를 확정기여형(DC형) 제도로 전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참여정부 때 재정경제부(현 재정부) 장관을 지냈던 권오규 전 부총리도 개인적인 소신을 전제로 국민연금을 DC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현행 DB형은 기금의 운용 실적과 관계없이 가입 기간과 소득에 따라 연금 수령액이 자동적으로 확정된다. 예를 들어 월 소득 250만원의 직장인이 2007년부터 가입해 소득의 9%를 납입할 경우 노후에 월 48만원을 받는 시스템이다. 이에 반해 DC형은 근로자가 민간 펀드처럼 투자운용사와 상품을 고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연금 수령액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DC형은 국민연금을 통해 소득을 재분배하는 기능이 약화되며, 저소득층의 연금 수령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또 개개인이 어떤 연금을 선택하느냐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에 노후의 '보장'하고는 거리가 멀어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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