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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으로 차세대 패권 노리는 기업들

진실한조이 2015. 10. 18. 13:10

 


과거에는 모든 자원을 소유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접속이 소유를 대신했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는 계기의 큰 축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세계의 모든 분야를 ‘혁신의 태풍’으로 몰아넣었다. 사실, 스마트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모든 분야가 혁신의 긴장감을 가지고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이 더 중요하며 지금도 그 혁신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혁신의 진행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고급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로 세계의 관련 산업을 이끌던 기업들에게 백척간두의 위기를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웨어러블, 헬스케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커넥티드 카, 로봇, 핀테크, O2O,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무인/전기 자동차까지 다양한 신산업을 개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중 ICT 관련자들에게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IoT(사물인터넷)이다. 때문에 IoT는 소유의 시대에서, 접속의 시대로, 그리고는 연결의 시대로 들어가는 새 시대의 관문이기도 하다.

연결의 시대 관문이 IoT라면 수많은 IoT 중 무엇이 으뜸일까. 우리에게는 총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각론이 필요하다. IoT는 커넥티드카와 스마트홈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시티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시티는 IoT의 종합 예술이기에 대부분의 기술과 서비스가 그 안에 포함될 것이다. 이 중 가장 진행이 빠르고 다양한 사업자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며 소비자도 혜택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스마트홈'이다.

최근 미국 미래혁신산업 분석기관인 WTVOX는 ‘가장 혁신적인 사물인터넷 기업 10’을 선정했다. 이미 21억 달러의 관련 매출을 일으킨 인텔이 1위에, 2위의 삼성과 3위의 구글 등 10개 기업을 꼽았다. 물론 기관에 따른 차이가 있으나 참고해 볼만하다. 최근 몇 년 동안 IoT의 핵심 중 하나인 집의 거실과 주방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꾸준하게 진행돼 왔다. 단발성으로 진행되던 초기와는 달리 지금은 복합적이고 연결되며 조직적으로 전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단 이 기업들 중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중국의 샤오미와 아마존, 구글, 애플의 동향에 대하여 몇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씽스 허브와 LG전자의 스마트씽큐 센서

소비자 가전을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홈 전략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소비자 가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타이젠을 기반으로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하는 삼성과 웹OS(운영체제)를 중심으로 하는 LG의 전략은 유사하다. 동병상련으로 두 기업은 OS가 취약해 이를 통한 가전의 연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스마트TV와 냉장고, 세탁기와 스마트와치 등 자사의 제품 뿐 아니라, 타 기업의 제품군까지 연결하도록 하는 포괄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만, 안타깝게도 가전은 진입장벽이 낮다. 때문에 두 기업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셈이 된다. 약점 극복을 위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허브 센서 제조업체인 ‘스마트씽스’와 같은 기업을 2억 달러에 인수하고, LG는 진동이 포함된 4가지 센서를 내장한 원형의 탈부착식 ‘스마트띵큐 센서’를 이번 IFA 2015에서 공개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의 하이얼이나 GE, 필립스 등이 가전을 통해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샤오미식 스마트홈
샤오미는 올해로 5년차 기업이다. 혜성과 같이 나타나 중국 대륙의 최고 스마트폰 기업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고 TV, 에어컨, 공기청정기, 정수기, 체중계, 스마트 러닝화, 미밴드, 스마트램프를 넘어 배터리, 콘텐트, 전구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제품을 낼 때마다 따라 붙는 ‘대륙의 실수’라는 용어는 양질의 품질과 가격에 놀란 고객들의 이야기이다. 샤오미 제품의 문제는 특별한 원칙 없이 제품이 출시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 스마트홈의 시발점을 가전을 중점으로 시작하는 것인지 아니면 웨어러블의 대세를 몰아 헬스와 피트니스부터 시작할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자세히 보면 샤오미의 제품출시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하나는 네트워킹이 되며 자사의 스마트폰과 연결되고 대부분 가정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샤오미는 애플의 서비스 전략을 모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자사의 제품을 내고 OS를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도 언제나 같은 UI/UX를 가진다. 이는 제품의 연결과 서비스의 통일을 가져다주어 유사시 하나같은 ‘옴니채널’을 제공한다. 다만, 샤오미는 자사제품만을 대상으로 전략을 구상하는 애플에 비해 타사제품까지 포함하는 개방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화웨이나 레노버 그리고 소니 등도 비슷하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씽스 허브와 LG전자의 스마트씽큐 센서

 


샤오미의 제품경쟁과 샤오미가 모방하는 애플의 서비스 전략

 
샤오미의 제품경쟁과 샤오미가 모방하는 애플의 서비스 전략

 


스마트홈 허브를 장악하려는 구글
구글은 2014년 초에 가정용 온도조절기 스타트업인 네스트를 32억 달러에 인수했다. 유튜브의 2배가 넘는 가격이다. 또한 그 몇 달 후에는 가정용 CCTV 기업인 드롭캠을 인수했고 연이어 스마트홈 플랫폼 부문의 강자인 리볼브를 샀다. 구글의 이러한 인수합병의 중심에는 스마트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거실이나 주방을 통합하는 스마트홈의 중심을 가정용 데이터 허브로 잡았다는 것이다. 거실에 설치되는 ‘네스트’를 중심에 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 있다.

구글과 유사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중 아마존의 ‘에코’가 있다.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독자노선을 걷고 있는 애플도 주택의 문과 집의 온도조절과 전등, 카메라, 스위치 제어를 ‘홈킷’이라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통하고 음성의 ‘시리’로 진행하고 자신의 단말을 그 중심에 두고 있다. 이 기업들이 목표를 둔 성공의 키는 3rd Party(협력자)들의 참여인데, 애플은 독자적이며 충성도 높은 협력자들이 있고 구글은 5000개 이상의 협력기업을 ‘웍스 위드 네스트’ 프로그램으로 보유하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 그리고 아마존이 원하는 스마트홈이란 단순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다. 관련 생태계를 구축하여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강력한 플랫포머로서의 위치를 점하는 것이다.

누가 가장 유리한가
지금 같이 불확실한 시기에 한 가지에 올인 하기는 어렵다. 각자 유리한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가전 기업은 스마트TV나 자사기업의 허브를 통해 가전을 묶으려고 하지만 OS나 소프트웨어에 취약하다. 샤오미식의 스마트홈 전략은 결국 다양한 제품의 연결과 조합이 의미가 있고, 독립적으로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또 다량의 제품이 팔린다 해도 제품의 유행이나 수명을 다하기 전에 완성돼야 한다.

갈 길이 요원할 뿐 아니라 타 기업 제품과의 연동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아마존은 스마트홈 보다 전자상거래의 매출에 더 관심이 있고, 애플은 뛰어난 충성도 고객과 협조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제조기반이 취약하다. 1년 동안 24개의 스마트홈 관련 기업을 인수했지만 내놓을 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구글은 지금까지는 막강한 OS의 장악력과 다양한 중소 협조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가장 강력한 의지를 가진 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범용적인 OS 기반에도 불구하고 기업 간의 결속력과 제품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며 스마트홈에 강력한 욕심을 내고 있는 경쟁기업들의 협조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어떠한 기업이 유리한가를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각자의 장점과 상호 단점도 만만치 않으며 오랜 역사에 비해, 절대강자도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홈의 특성으로 보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는 몇 개 기업에 의해 좌우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누가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보다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장악 할 수 있을 지가 성공의 키로 평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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